독점 경쟁 시장의 성격
193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제학자들이 알고 있는 시장의 형태는 완전경쟁과 독점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쟁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두 극단적인 경우만을 알고 있었던 것인데요. 불완전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30년대에 들어오면서 불완전경쟁의 혁명에 의해 크게 뒤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 혁명의 선두에 섰던 사람들은 영국의 여성 경제학자 로빈슨과 미국의 경제학자 챔벌린이었습니다. 그런데 로빈슨이 일반적인 불완전경쟁의 문제를 다루었던 데 비해 챔벌린은 독점 경쟁이라는 특정한 형태를 가진 불완전경쟁시장에 집중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점 경쟁 시장의 모형은 챔벌린이 거의 혼자 힘으로 개발해낸 이론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독점 경쟁 시장은 다수의 공급자가 존재하고 진입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 등 여러 측면에서 완전경쟁시장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요. 이 시장이 완전경쟁시장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기업마다 조금씩 다른 상품을 만들어 파는 현상, 쉽게 말해 상품차별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상품차별화란 하나의 상품을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 차별을 두려고 노력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완전경쟁시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모든 상품이 동질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상품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서는 질적으로 다른 경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독점 경쟁 시장에서 기업들이 상품차별화를 하는 구체적인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현실에서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차별화의 구체적 방식은 물리적 특성사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만들 때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다거나 겉모양의 디자인을 달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상품을 다른 회사의 상품과 다르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주방 세제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주방 세제들은 색도 다르고 향도 다른데요. 어떤 것은 기름때 제거 능력을 강조하기도 하고 어떤 제품은 보습력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떻게 품질보증을 해주는가, 얼마 동안 사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배달해 주는가 등 여러 가지 다른 측면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각각 자신의 상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독점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소비자 중에는 어떤 사품을 사는 특정한 종류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상당이 많습니다. 따라서 차별화된 각 기업의 상품은 어느 정도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차별화된 상품들이 하나씩의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게 되면 개별 기업이 직면한 수요곡선은 우하향하는 모양을 갖게 되는데요. 완전경쟁시장 안의 개별 기업이 직면한 수요곡선이 수평선인 점과 대조적인데요. 이 점에서는 오히려 독점 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독점 경쟁 시장에서의 균형은 독점 시장의 경우와 비슷한 방법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단 독점 시장과 차이를 갖고 있는 것은 장기에서 각 기업의 이윤이 0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점인데요. 독점 경쟁 시장의 경우에는 진입장벽이 없기 때문에 이 시장 안의 기업들이 양의 이윤을 얻고 있으면 다른 기업들이 이 시장으로 진입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장기균형 상태에서 각 기업의 이윤은 0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 점에서는 완전경쟁시장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원배분의 특징
독점 경쟁 시장에서는 광고나 상품의 차별화를 통한 비가격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데요. 모든 상품이 동질적이라면 가격이 좋은 경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화가 이루어져 있으면 가격이 아닌 다른 수단에 의해 경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집니다. 앞다투어 독특한 상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이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을 하는 것은 결국 독점 경쟁 시장의 전형적인 경쟁 풍토일 것입니다. 소비자는 차별화되어 있는 상품들을 비교 분석해서 구매를 하게 되니까요.
이와 같은 상품차별화가 소비자의 후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힘든데요.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부합하는 갖가지 상품이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마트에 갔는데 라면의 종류가 한 가지만 있고, 과자의 종류가 한 가지만 있다면 정말 재미없겠죠.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예로 들어보면 바닐라 아이스크림만 있다면 매우 슬플 것 같습니다. 초코맛, 딸기맛, 키위맛, 망고 맛 사람마다 기호는 다양하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이 오직 바닐라 맛 한 가지라면 이것은 결고 바람직한 일은 아니겠죠.
그렇다고 차별화가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온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현실을 보면 다른 기업의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포장을 다르게 해서 마치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마케팅하는 기업들을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유형의 차별화는 공연히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 소비자의 후생에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독점 경쟁 시장에서의 상품차별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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