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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정보경제이론, 그리고 개살구 시장과 역선택 이야기

by 월드89 2022. 7. 7.

정보경제이론

정보경제이론은 이름 그대로 정보가 갖는 경제적 의미를 분석하는 것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입니다. 경제학의 여러 분야 중 가장 활발한 이론적 발전이 이루어진 분야가 바로 이 정보경제이론이라고 하는데요. 이 이론을 토대로 경제를 바라보면 우리가 평소에 그냥 지나쳐 버리던 경제현상도 아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정보와 탐색 행위

현실에서 경제주체들이 불완전한 정보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매우 흔한데요. 예를 들어 시장에서 어떤 물건을 살 때 과연 그 상품이 믿을 만한 것인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구매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이 사람이 과연 어떤 사람인가, 어떤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를 완벽하게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고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들이 아마 경제 안에서는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데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탐색 행위입니다. 탐색 행위는 상품의 가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갖지 못한 소비자가 좀 더 낮은 가격을 부르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대도시의 거리를 보면 거의 한 동네에 하나꼴로 무수히 많은 가전제품 대리점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많은 대리점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가전제품 소매업은 거의 완전경쟁에 가까운 성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전제품 소매시장에서는 완전경쟁시장에서 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즉 똑같은 상품의 가격이 가게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보의 불완전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소비자가 가격의 분포에 대해 완전한 정보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가격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상황에서 소비자는 탐색 행위를 통해서 가격의 분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런데 탐색 행위를 통해 좀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살 수 있는 이득이 생기긴 하지만 시간이나 노력이라는 형태로 비용이 들게 되는데요. 소비자는 탐색 행위에서 나오는 이득과 이에 드는 비용을 비교해 어떤 수준까지 탐색 행위를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합리적 선택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더 낮은 가격을 부르는 가게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여러 곳을 다녀 본 뒤에서는 그런 가게를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것은 다녀 본 가게의 수가 늘어날수록 한 가게를 더 다녀 봄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꿔 말하면 탐색 행위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이로부터 나오는 한계편익이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를 반영해 한계편익 곡선은 우하향하는 모양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한편 수평선의 모양을 갖는 한계비용곡선은 탐색 행위에 소요되는 한계비용이 일정한 수준에 유지된다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게들이 부르는 가격이 더욱 분산되어 있을수록 탐색 행위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격 하락의 폭은 더 커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부르는 가격이 제각각일수록 탐색 행위에서 나오는 한계편익이 더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탐색 행위에 드는 비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관련된 기회비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시간당 임금률을 갖는 사람은 한계비용이 높아 탐색 행위에 그다지 열심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시간에 몇 십만 원씩 버는 변호사라면 운동화를 몇 천원 더 싸게 사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재래시장을 뒤지고 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직장이 없어 집에서 쉬는 사람이라면 양말 한 켤레를 사더라도 사장 싸게 파는 가게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닐 확률이 높겠지요.

개살구 시장과 역선택

거래 관계를 맺고 싶은 상대방이 있는가 하면 가능한 한 피하고 싶은 상대방이 있기 마련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유형인지 잘 알 수 있는 경우에는 거래 관계를 맺고 싶은 상대방만 골라서 거래하면 됩니다. 정보 부족으로 인해 상대방의 유형을 잘 모를 때 어떤 유형의 상대방을 만나 거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까요?

상품시장에서의 역선택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회사가 만든 물건을 싼값에 이끌려 써보고는 이내 후회하게 되는 것을 자주 경험하지 않으신가요? 마치 머피의 법칙을 연상케 하는 결과인데요. 비록 이름은 없지만 알고 보니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회사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싸구려 상품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걸리게 되는 걸까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재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거래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바람직하지 못한 상대방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재수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의 근거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거래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막상 거래를 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방일 가능성이 높은 현상을 가리켜 역선택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런 시장에서는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상품들이 주로 거래된다는 뜻에서 개살구 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역선택과 개살구 시장이란 말이 생소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보험시장에서의 역선택

보험회사는 가입을 원하는 사람 중 사고의 위험성이 낮은 사람만 받아들이고 높은 사람은 배제하고 싶어 합니다. 만약 가입을 원하는 사람이 어느 유형의 사람인지 판별할 수 있다면 별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사고의 위험성이 큰 사람에게 높은 보험료를 요구해 아예 가입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가입을 원하는 사람이 어느 유형인지 판별할 수 없다면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이 주로 가입하는 역선택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험회사가 이와 같은 역선택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리 없겠죠. 보험회사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게 보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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