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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에서의 신호발송과 선별

by 월드89 2022. 7. 8.

신호 발송과 선별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경제주체는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노력을 선별이라고 부릅니다. 선별이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갖지 못한 경제주체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또한 정보를 갖고 있는 쪽도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게 될 텐데요. 바로 이와 같은 행동을 가리켜 신호 발송이라고 부릅니다.

상품시장에서의 신호 발송과 선별

만약 A 씨가 자신이 만든 제품의 질에 대해 자신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품질보증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품질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상품의 질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품질보증이 딸린 상품이 잘 팔리면 아무나 품질보증을 제공하게 되고, 한두 번 속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이 신호를 결국에는 믿으려 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개살구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라면 결코 품질보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요. 물건을 팔아서 당장은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안 가서 곧 보상을 요구받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입게 될 수 있습니다.
정보가 불완전한 시장에서는 가격이 신호를 전달하고 선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의 가격을 통해 그 물건의 질을 짐작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요. 이것은 그들이 가격을 하나의 선별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잘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사실을 생산자도 당연히 알 텐데요. 생산자는 가격을 일부러 높게 붙여 좋은 질의 상품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 합니다. 이와 같이 상황에서는 시장에 초과공급이 존재해도 생산자가 선뜻 가격을 내리려 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격을 내리면 품질이 저하되었다는 신호를 전달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늘 사던 상품이 별 이유 없이 갑자기 싼값에 팔리고 있다? 그걸 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품질이 나빠졌기 때문에, 값싼 원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입니다.
광고도 자신의 상품이 질 좋은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수단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생산자가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 행동에서 소비자는 생산자가 자신의 상품에 대해 자신을 갖고 있다는 암시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광고는 자신의 상품을 한 번 써보면 곧 다시 찾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는 메시기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정보의 부족과 관련해 광고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노동시장에서의 신호 발생과 선별

개인의 능력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얻기 힘들 때 어떤 사람이 받은 교육의 수준이 능력에 관한 신호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교육의 특성상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높은 교육수준을 성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지적 능력은 물론 근면성이나 참을성 같은 것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수준의 높고 낮음에 의해 사람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사실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초, 중, 고를 거쳐 대학 입학 후에도 끝나지 않은 공부가 쉽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공부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고용주들이 교육수준을 능력에 대한 선별의 수단으로 삼아 대학을 졸업한 사람에게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교육수준이 선별 수단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능력 없는 사람일수록 교육을 받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능력 없는 사람이 스스로 교육을 받지 않는 쪽을 선택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무나 교육을 받는 현상이 나타나 그와 같은 선별 수단을 의미가 없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인적자본 이론에 따르면 교육은 그것을 받는 사람의 생산성을 높여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런데 지금 보는 것처럼 교육이 오직 능력 유무를 선별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면 생산성을 높이지도 못하면서 소득분배만 불공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 능력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할 수 없다면 모두가 평균적인 능력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교육이 선별의 도구로 쓰이면서 사람들의 소득에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교육에 이런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육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우리 사회에서도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로 교육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취업시장에 뛰어들다 보면 직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학벌이 취업에 꽤나 영향을 미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학벌이 좋으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는 측면이 있긴 있더라고요. 때문에 소위 일류 학교라는 데를 가려고 난리를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를 보지 않고도 사람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대학입시를 둘러싼 소모적인 경쟁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방법은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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