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도덕적 해이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얻는 이윤은 근로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요. 따라서 기업은 근로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근로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인을 제공해야 하는데요. 기업은 어떤 유인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실적에 비례한 보수 지급
근로자들에게 최고의 유인은 역시 보수 아닐까요. 언제나 일정한 보수를 받게 되어 있다면 근로자들은 굳이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기업의 이윤이 올라간다고 해서 내 보수에 변화가 없다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실적이 나쁘다고 해서 아무런 보수를 주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는 기본급을 아주 낮게 책정하고 나머지 부분의 보수는 작업실적에 비례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팀을 이루어 공동으로 작업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보수 지급 방법을 쓰더라도 그리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듭니다. 작업 성과가 전체의 노력에 의해 결정되므로 자기 혼자만 열심히 일해 봤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전체 근로자의 성과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함으로써 열심히 일할 유인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단의 성과에 따라 보너스의 크기가 결정되므로 열심히 일할 유인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작업 성과가 비교적 명백하게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업체 종업원이나 택시 기사 등의 직종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직종에서는 그와 같은 보수 지급 방법을 쓰고 있는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생산방식 하에서는 개인의 작업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성과가 따른 보수 지급 방식이 채택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보수 지급 방식이 채택될 때 선임자가 후임자를 훈련 시기는 등의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려는 태도가 생기기 쉽습니다. 자신의 작업 성과에 들어가지 않는 일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인데요. 결과적으로 성과에 따른 보수의 지금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는 있겠지만 완벽한 대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효율 임금의 지급
높은 임금을 주는 곳에서는 그렇게 좋은 보수를 주는 직장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알아서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반면에 낮은 임금을 주는 곳에서는 이까짓 직장 어디 간들 또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대로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전통적 이론에 따르면 근로자의 생산성이 임금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그러나 효율 임금 이론은 이와 반대로 임금의 크기가 생산성의 결정요인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임금이 높으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려는 유인이 생긴다고 보는 것인데요. 이 점을 착안해서 기업은 일부러 균형 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열심히 일하게끔 만드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의도에서 지급되는 임금을 효율 임금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일을 태만히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태만히 하다가 발각될 경우 이렇게 높은 임금을 얻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되는데요. 효율 임금 이론에 따르면 어떤 기업이 다른 기업들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배경에 바로 이와 같은 동기 부여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현실을 보면 조그만 태만이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는 종류의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비교적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높은 임금을 지급해 태만히 일할 여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업성과의 측정이 매우 힘든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견지에서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작업 성과를 측정하기 힘든 것을 틈타 일을 태만히 하는 행동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 감독 제도
본인이 대리인의 행동을 직접 감독하는 것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완벽하게 감독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일관작업의 성격이 강한 생산체제하에서는 개별 노동자의 작업 성과를 구별해 내기 힘든데요. 따라서 작업반장으로 하여금 가까운 거리에서 감독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 생산체제의 도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 배후에는 팀의 성과에 따라 임금을 변화하게 만들어 모두 함께 열심히 일하자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이 체제하에서 팀의 구성원은 서로가 상대방의 작업을 감독하게 됩니다. 나아가 각자가 맡은 작업을 서로 바꾸어 가면서 수행함으로써 지루하게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도 추가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결정 과정에 근로자를 참여시켜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명령만 받고 일하는 사람은 결코 능동적인 자세를 보일 수 없습니다. 자신의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맡은 바 일을 열심히 수행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나오게 됩니다.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일하려는 태도가 우러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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